김삿갓(44) 祠堂洞裡問祠堂 44. 祠堂洞裡問祠堂 관북의 오지 산골에도 사당동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산골 부자가 사당만 덩그렇게 지어놓고 양반행세를 하고 있었나 보다. 주위에서는 조상이 大匡輔國을 지낸 姜座首댁이라고 알려졌는데 대광보국이란 품계는 正一品의 가장 높은 지위로서 이 산골에 그런 집안이 .. 김삿갓 2016.08.22
김삿갓 (43) 靑松은 듬성듬성 立이요 43. 靑松은 듬성듬성 立이요 九天閣에서 시 한 수를 읊고 내려온 김삿갓은 저 멀리 잔디밭 위에 네 사람의 늙은이가 한 기생을 데리고 술을 마시고 있는 광경을 발견하고 술 생각이 간절하여 염치 불구하고 달려가 술 한 잔을 청했다. 젊은 기생을 희롱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늙은이들은 그.. 김삿갓 2016.08.18
김삿갓 (42) 人登樓閣臨九天 42. 人登樓閣臨九天 함흥은 역사의 고장인지라 그 옛날 李成桂가 살았다는 歸州洞의 慶興殿을 비롯하여 客舍 근처에 있는 聞韶樓, 仙景樓, 觀風亭을 돌아보고 成川江을 멀리 눈 아래 굽어보며 城關山 언덕 위에 하늘 높이 솟아 있는 九天閣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이 솟.. 김삿갓 2016.08.18
김삿갓 (41) 光陰者百代之過客 41. 光陰者百代之過客 며칠 전만해도 산길을 걸으려면 등에 땀이 흘렀다. 그런데 가을이 어느새 산속 깊이 숨어들었는지,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한 나그네(天地者萬物之逆旅 光陰者百代之過客)"라 했던가. 거침없이 흘러가는 것이 세월인 듯싶었다. 얼마를 걸어오다 보니 .. 김삿갓 2016.08.18
김삿삿 (40) 벼룩 (蚤) 40. 벼룩 (蚤) 시를 읊는 사이에 이란 놈은 옷깃 속으로 기어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장단지가 바늘로 찔리는 듯이 따끔해 온다. 말할 것도 없이 벼룩이란 놈이 쏘아 대고 있는 것이다. 김삿갓은 은근히 화가 동해 이번에는 '벼룩' 이란 제목으로 즉흥시를 이렇게 읊었다. 대추씨 같은 꼴에 날.. 김삿갓 2016.08.18
김삿갓 (39) 이 (虱) 39. 이 (虱) 김삿갓이 산하를 주류하면서 때로는 시와 풍류를 아는 선비를 만나거나 후덕한 주인을 만나 융숭한 대접을 받기도 했지만 대개는 초막이나 토굴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이, 벼룩, 빈대 등의 기생충에게 항상 시달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허리춤을 더듬어 이 한 마리를 잡.. 김삿갓 2016.08.18
김삿갓 (38) 設宴逐客非人事 39. 設宴逐客非人事 오늘도 토굴신세를 면 치 못할 것으로 알았던 김삿갓은 고개 너머 김참봉댁의 회갑잔치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지만 거지행색의 그를 그 집 청지기는 문간에서 내쫓으려 했다. 할 수 없이 김삿갓은 시를 한 수 휘갈겨서 주인에게 전하라 하고 뒤 돌아 나오고 있.. 김삿갓 2016.08.18
김삿갓 (37) 不知汝姓不知名 37. 不知汝姓不知名 釋王寺에서 아직도 천진난만한 천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半月行者와 작별한 김삿갓은 기나긴 오솔길을 홀로 걸어오다가 별안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좁다란 오솔길 위에 시체 하나가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세히 보니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어도 썩어가는 .. 김삿갓 2016.08.18
김삿갓(36) 釋王寺와 李成桂 37. 釋王寺와 李成桂 雪峰山 釋王寺는 조선왕조를 창업한 이성계가 아직 永興에 살면서 武藝를 닦고 있던 시절, 無學大師를 처음 만나 장차 王이 될 것이라는 꿈 풀이를 듣고 大望을 품었으며, 후일 뜻을 이룬 후에 이를 기념하여 세운 절이라는 전설이 무성한 곳이다. 半月行者는 직접 보.. 김삿갓 2016.08.18
김삿갓(35) 花樹花花立 35. 花樹花花立 飄飄然亭에서 釋王寺까지는 산길로 100여 리, 표표연정을 떠난 지 닷새 만에 석왕사에 당도한 김삿갓은 먼저 半月行者를 찾았다. 그는 空虛스님의 말씀대로 좀 모자라기는 하지만 인품만은 선량한 사람이었다. 30세 쯤 되어 보이는 반월행자는 자기의 스승이신 공허 큰스님.. 김삿갓 201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