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55) 梅花의 고향 鐘城에서 (1) 55. 梅花의 고향 鐘城에서 (1) 김삿갓이 함경도 최북단의 종성을 찾은 것은 그 옛날 한때 인연을 맺었던 매화라는 기생을 잊지 못해서였다. 그는 헤어지면서 자기 고향은 종성이고 곧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니 후일 혹 종성에 들으시거든 꼭 찾아 달라고 했었다. 종성으로 향하는 김삿갓의 .. 김삿갓 2016.08.22
김삿갓(54) 吉州吉州不吉州 54. 吉州吉州不吉州 북쪽으로 올라올수록 인심이 사나워서 吉州 사람들은 낮 선 사람을 좀처럼 재워주려 하지 않았다. 이 고을에서 제법 잘 산다는 許富者집을 찾아 가 보았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고 말았다. 오랑캐들의 침략을 자주 받아 온 탓으로 인심이 그렇게 모질어 진 모양이었다. .. 김삿갓 2016.08.22
김삿갓(53) 詩仙과 酒仙의 만남 53. 詩仙과 酒仙의 만남 咸關嶺을 넘은 김삿갓은 洪原고을에서 말술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吳初試영감을 만났다. 이름을 聖甫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를 성보라고 부르지 않고 酒甫라고 불렀다. 학식도 웬만한 그였지만 어느 술자리에서 김삿갓에게 도리어 웬 술을 그리도 좋아하느냐? 고.. 김삿갓 2016.08.22
김삿갓(52) 問爾窓前鳥 52. 問爾窓前鳥 어느 날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어 보니 이름 조자 모를 조그만 새가 창가에 앉아 명랑하게 지저귀고 있었다. '산새가 창가에서 우짖는 것을 보니 이제 봄이 온 모양이로구나' 하고 생각한 김삿갓은 그 자리에서 즉흥시 한수를 읊었다. 창가에 앉은 새야 너에게 묻.. 김삿갓 2016.08.22
김삿갓(51) 可憐門前別可憐 51. 可憐門前別可憐 김삿갓이 행장을 꾸리고 뜰 아래로 내려서자 가련은 치마귀로 입을 가리며 눈물만 글썽거릴 뿐 아무 말도 못했다. 김삿갓도 그 모양을 보고서는 발길을 돌리기가 거북하여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 사람아! 佛典에 會者定離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만나면 헤어지는 것.. 김삿갓 2016.08.22
김삿갓(50) 白宵誰飾亂灑天 50. 白宵誰飾亂灑天 김삿갓은 날이 갈수록 가련에게 정이 깊어 가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기녀에게 몸을 묶어 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어 자기를 스스로 반성해 보기도 했다. 「병연아! 너는 조상의 죄와 네가 지은 죄를 모두 속죄하기 위하여 처자식을 버리고 집을 나온 몸이.. 김삿갓 2016.08.22
김삿갓(49) 半含嬌態半含羞 49. 半含嬌態半含羞 가련은 김삿갓이 언제 떠나갈지 몰라 불안하므로 그를 오래도록 붙잡아 두기 위하여 날마다 그가 좋아할 만한 경치 좋은 곳을 찾아 관광안내에 나섰다. 가련은 妓女답지 않게 흥청거리는 사내를 백안시하며 고고하게 살아온 여자다. 그러나 김삿갓만은 그의 시에 반.. 김삿갓 2016.08.22
김삿갓(48) 靑春抱妓千金芥 48. 靑春抱妓千金芥 가련의 방에서 술에 취하여 쓰러진 김삿갓은 정신없이 자다가 목이 타올라 개어 나서 원앙금침 속에 누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저으기 놀랐다. 밤이 얼마나 깊었는지 모르지만 한편 구석으로 밀어 놓은 술상 위에서는 아직도 등잔불이 방안을 희미하게 비춰주고 있는.. 김삿갓 2016.08.22
김삿갓(47) 名之可憐色可憐 47.名之可憐色可憐 기생 가련의 집은 만세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기슭에 있었다. 집은 큰 편이 아니었지만 뜰에는 매화가무도 두 세 그루 있어서 매우 아담한 인상이었다. 방안으로 들어오니 문갑 위에는 李太白과 王維의 시집이 놓여 있고, 벽에는 왕유의 春桂問答이라는 족자가 걸려 .. 김삿갓 2016.08.22
김삿갓(46) 人間無罪罪有貧 46. 人間無罪罪有貧 사당동 강좌수 집에서 거절을 당한 김삿갓은 발길 닫는 대로 걷다가 길가의 아무 집으로나 찾아 들 수밖에 없었다. 퍽 가난해 보이는 오두막집이었지만 다행하게도 주인은 어서 들어오라고 기꺼이 맞으면서 불편할 잠자리와 입에 맞지 않을 음식만을 걱정하고 있었다.. 김삿갓 201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