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96) 乙密臺| 96. 을 밀 대 그 날도 김삿갓은 혼자 乙密臺에 올랐다. 錦繡山 위의 평탄한 곳에 자리한 을밀대에는 四虛亭이라는 정자가 있어서 을밀대를 일명 사허정이라고도 부른다는 것이다. 하고많은 이름 중에 왜 하필이면 정자 이름을 사허정이라고 했을까?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김삿갓 2016.08.23
김삿갓(95) 牡丹峰 95. 모 란 봉 대동강의 경치가 좋아 시흥이 도도했던 것도 잠시, 나룻배에서 내린 그를 반겨줄 곳이 만무하여 구차한 하룻밤을 보낸 김삿갓이 다음날 牡丹峰에 올랐다. 평양북쪽에 있는 높이 96m, 평양의 鎭山인 錦繡山과 그 줄기에 있는 乙密臺와도 연결되는 경승지여서 꿈에 그리던 평양.. 김삿갓 2016.08.23
김삿갓(94) 大同江 94. 대동강 육십노과부의 집을 나선 김삿갓은 당초의 목표였던 평양을 향하여 북으로 북으로 올라갔다. 여러 곳을 두루 구경하면서 몇 달이 지나서야 대동강 나루터에 다다르니 도도하게 흘러내리는 강물만 바라보아도 가슴이 설레 인다. 价川에서 흘러내리는 順川江과 陽德, 孟山에서 .. 김삿갓 2016.08.23
김삿갓(93) 六十老寡婦 93. 육십 노과부 제2의 고향인 황해도 曲山을 뒤로 하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던 김삿갓은 어느 날 한 노파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어느덧 가을로 접어들어 달이 휘영청 밝은데 노파가 송편을 빚고 있었다. 예쁘게 빚어 놓는 송편만 보아도 침이 절로 넘어가지만 교교한 달빛 아래 곱.. 김삿갓 2016.08.23
김삿갓(92) 바둑 92. 바 둑 김삿갓은 어릴 때 함께 글공부하던 친구들과 어울려 바둑을 두고 있었다. 지난 번 장기에 대한 시를 보고 감탄했던 친구들은 바둑에 관한 시도 한 수 지어보라 졸라댔고 김삿갓은 못 이기는 척 다시 한 수 읊었다. 검은 돌 흰 돌이 진을 치고 에워싸며 잡아먹고 버리기로 승부가 .. 김삿갓 2016.08.23
김삿갓(91) 장기 91. 장 기 개성을 벗어나 북으로 올라가니 바로 황해도 땅이다. 황해도 曲山의 천동마을이 김삿갓의 마음의 고향이다. 할아버지 金益淳이 대역죄를 입어 가문이 파멸될 때 어머니의 등에 업혀 머슴의 고향이던 곡산의 천동마을로 숨어들었던 것이다. 그 이전의 서울에서 산 기억은 너무 .. 김삿갓 2016.08.23
김삿갓(90) 개다리소반에 죽 한 그릇 90. 개다리소반에 죽 한 그릇 산에서 내려오던 나무꾼 변서방은 절을 묻는 김삿갓에게 절을 찾아가기엔 너무 늦었으니 누추하지만 자기 집으로 가자고했다. 산기슭의 단칸 움막에 가재도구라고는 방 한복판에 놓인 화로 하나가 있을 뿐인데 그나마 마누라가 없는 탓인지 불씨마저 싸늘하.. 김삿갓 2016.08.23
김삿갓(89) 산 이름은 松嶽인데 89. 산 이름은 송악인데 개성시내 곳곳의 유적을 안내하면서 자기 집에 유숙케 하는 선비의 친절은 고맙지만 가난해 보이는 선비 집에 여러 날 머물러 있을 수도 없어서 만류를 무릅쓰고 작별을 고하고 나왔다. 그러나 어제 보았던 단풍으로 곱게 물들은 그 松嶽山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 김삿갓 2016.08.23
김삿갓(88) 高麗宮의 庭園 滿月臺 88. 고려궁의 정원 만월대 松嶽山 남쪽 기슭에 있는 滿月臺는 고려조의 正宮이었던 延慶宮 앞의 널따란 정원의 이름이었다. 고려국이 태평성대였을 때 임금님은 밤이면 궁녀들을 거느리고 정원을 거닐며 달구경을 즐겼기에 정원의 이름을 만월대라 했다. 만월대 주변에는 정궁인 연경궁.. 김삿갓 2016.08.23
김삿갓(87) 亡國의 恨 87. 망국의 한 笑離亭에서 만난 선비와 이런 일 저런 일들을 이야기하며 무심히 발길을 옮겨 놓다보니 어느덧 開城의 鎭山인 松嶽山이 멀리 바라보인다. 5백년 도읍지를 이제야 구경하게 되었구나 싶어 벌서부터 감개가 무량해진 김삿갓은 고려조의 충신이요, 圃隱, 牧隱과 더불어 麗末三.. 김삿갓 201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