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116) 安進士 댁을 떠나며 116. 안진사 댁을 떠나며 안진사 댁에서 보낸 한 겨울은 무척 푸근했다. 어느 때는 연못가에서 개구리소리를 들으며 무념무상의 경지에 잠기기도 하고, 또 어느 때는 창가에 기대앉아 달을 바라보며 한밤을 지새우기도 했으며, 언젠가는 소나기 퍼붓는 광경을 바라보며 풍류시를 읊기도 ..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15) 康津에서의 수양 115, 康津에서의 수양 어머니를 저 세상으로 보낸 김삿갓은 몸도 마음도 쇠잔하여 가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본 광한루에서 만난 한 선비는 소개장을 써 주면서 강진 고을의 안진사를 찾아 가라고 권했다. 과연 안진사는 선비 중의 선비였다. 반갑게 맞아주면서 한겨울 자기 집에 묵으면..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14) 廣寒樓에서 114. 광한루에서 情絲怨緖(애정과 원한은 서로 엇갈려 돌아감)라는 말도 있고, 樂不可極(즐거움은 끝까지 누리는 것이 아니다)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만남과 헤어짐은 때가 있는 법, 김삿갓은 娟月의 집에서 5,6일 묵은 후에 그의 만류를 뿌리치고 단호히 일어서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13) 구두래 나루의 酒母 娟月| 113. 구두래 나루의 酒母 娟月 구두래 나루터에는 퇴물임 늙은 기생이 낸 작은 술집이 이었다. 말이 통하는 여인이었다. 젊어서 늙은 정인을 하나 만났는데 그가 죽은 후 혼자 산다기에 그토록 의리를 지키는 사유를 물었더니 "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사내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12) 낙화암은 말이 없고 112. 낙화암은 말이 없고 어머니 무덤을 하직하고 내려와 허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는 김삿갓은 이곳이 옛 백제 땅이니 백제고도나 한번 돌아보려고 부여의 부소산에 올랐다. 낙화암에서 백마강 푸른 물을 굽어보며 잠시 옛날의 비극을 머릿속에 그려 보며 옛 시 한수를 생각했다. 백마대 ..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11) 어머님은 이미 돌아가시고 111. 어머님은 이미 돌아가시고 소복차림으로 꿈에 나타난 어머니를 뵙고 부랴부랴 江界를 떠나 외가가 있는 충청도 洪城으로 달려온 김삿갓은 이미 10여일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어 장례까지 마쳤다는 소식을 마을 어귀의 한 주막에서 들었다. 그의 노모는 김삿갓이 방랑길에 오르자 친..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10) 秋月과 작별하고 110. 秋月과 작별하고 어느덧 깊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돌아와 여기저기 꽃이 만발하고 江界 고을 전체가 桃源境으로 바뀐 느낌이었다. 김삿갓은 어머니 생각이 불현듯 솟아오른다. ‘돌아가시기 전에 가 뵙고 용서를 빌어야지’ 생각이 이에 미친 그는 어렵게 입을 열어 추월에게 알린다..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09) 헤어질까 두려워 109. 헤어질까 두려워 정성을 다해 받들어 모시는 秋月에게 김삿갓은 얼이 빠져 버렸다. 그러기에 밤마다 춘정을 무르녹도록 나누다가 어느 날 밤에는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추월을 예찬했다. 옛날부터 가을은 쓸쓸하다 하지만 나는 가을을 봄보다 좋아하노라 맑은 하늘에 학이 구름을 ..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08) 정인이라 불러주게 108. 정인이라 불러주게 秋月은 선생님의 시에는 영겁과 찰나, 죽음과 삶, 흥망과 성쇠가 모두 달려 있어서 마치 우주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듯 한 느낌이 든다면서 이왕 붓을 드셨으니 끝까지 써 달라고 한다. 김삿갓은 天地萬物之逆旅라는 시의 연속이라면서 다시 써내려 간다. 하늘.. 김삿갓 2016.08.23
김삿갓(107) 봄 동산에 잠시 핀 꽃은 107. 봄 동산에 잠시 핀 꽃은 김삿갓의 ‘천지는 만물의 역여’라는 長詩는 그이 춤추는 붓끝에서 그칠 줄 모르고 거침없이 이어진다. 봄 동산에 잠시 피는 복사꽃 오얏꽃은 하늘땅이 내뿜는 숨결과 같은 것 광음이 화살처럼 오가는 이 마당에 죽고 사는 일이 어지럽기만 하구나. 東園桃李.. 김삿갓 201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