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김삿갓(104) 고향생각

수돌이. 2016. 8. 23. 17:03

 

104. 고 향 생 각


소쩍새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니 불현듯 고향생각이 간절해 왔다. 조선의 북쪽 끝에 와 있으니 김삿갓의 고향은 아득한 남쪽 나라다.

고향을 떠난 지 이러구러 얼마이던가. 이것도 나이 탓일까. 고향생각이 전에 없이 새삼 간절하여 또 다시 시한 수를 읊는다.


서쪽 땅 13 주를 헤매었건만

아직도 떠날까 머물까 망설이네.

눈비 내리는 한밤에 고향 그리워 잠 못 이루니

산천 따라 나그네 길 몇 해이런가.

西行已過十三州

此地猶然惜去留

雨雪家鄕人五夜

山河逆旅世千秋


젊었을 때 생각하고 슬퍼할 것 없나니

영웅호걸 누구도 백발만은 못 면한다.

객점 외로운 등불 아래 또 한 해를 보내니

꿈속에나 고향 땅을 찾아가 보리.

莫將悲慨談靑史

須向英豪問白頭

玉館孤燈應送歲

夢中能作故園遊

고향 꿈이나 꾸어 보려고 불을 끄고 잠을 청해 보지만 마음이 산란하니 잠이 올 리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