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고 향 생 각
소쩍새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니 불현듯 고향생각이 간절해 왔다. 조선의 북쪽 끝에 와 있으니 김삿갓의 고향은 아득한 남쪽 나라다.
고향을 떠난 지 이러구러 얼마이던가. 이것도 나이 탓일까. 고향생각이 전에 없이 새삼 간절하여 또 다시 시한 수를 읊는다.
서쪽 땅 13 주를 헤매었건만
아직도 떠날까 머물까 망설이네.
눈비 내리는 한밤에 고향 그리워 잠 못 이루니
산천 따라 나그네 길 몇 해이런가.
西行已過十三州
此地猶然惜去留
雨雪家鄕人五夜
山河逆旅世千秋
젊었을 때 생각하고 슬퍼할 것 없나니
영웅호걸 누구도 백발만은 못 면한다.
객점 외로운 등불 아래 또 한 해를 보내니
꿈속에나 고향 땅을 찾아가 보리.
莫將悲慨談靑史
須向英豪問白頭
玉館孤燈應送歲
夢中能作故園遊
고향 꿈이나 꾸어 보려고 불을 끄고 잠을 청해 보지만 마음이 산란하니 잠이 올 리 없었다.
'김삿갓'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삿갓(106) 천지는 만물의 逆旅 (0) | 2016.08.23 |
---|---|
김삿갓(105) 江界에서 맞은 섣달그믐 (0) | 2016.08.23 |
김삿갓(103) 江界美人 秋月이 (0) | 2016.08.23 |
김삿갓(102) 白髮恨 (0) | 2016.08.23 |
김삿갓(101) 내 눈이 어느새 이렇게 (0) | 2016.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