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問爾窓前鳥
어느 날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어 보니 이름 조자 모를 조그만 새가 창가에 앉아 명랑하게 지저귀고 있었다. '산새가 창가에서 우짖는 것을 보니 이제 봄이 온 모양이로구나' 하고 생각한 김삿갓은 그 자리에서 즉흥시 한수를 읊었다.
창가에 앉은 새야 너에게 묻노니
어느 산에서 자고 일찍 왔느냐
산속의 일을 너는 응당 알고 있겠지
진달래꽃이 피었더냐 아니더냐.
問爾窓前鳥
何山宿早來
應知山中事
杜鵑花開否
깊은 산골에도 봄이 왔으니 이제 다시 길을 떠나야 한다.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 드디어 咸關嶺에 도달하니 계절은 어느덧 4월이건만 골짜기에는 아직도 殘雪이 쌓여있다. 기후가 어찌나 찬지, 평지에는 진달래가 핀 지 이미 오랬는데 함관령 위에는 이제야 겨우 피기 시작하였다.
4월의 함관령
북청군수 추위에 떨겠구나
진달래가 이제야 피기 시작했으니
봄도 산이 높아 오르기가 어려운가 보다.
四月咸關嶺
北靑郡守寒
杜鵑今始發
春亦上山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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