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鶴去樓空鳥獨啼
飄飄然亭이라는 정자 이름의 出典이 陶淵明의 歸去來辭일 것이라는 김삿갓의 추측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먼 옛날에 신선이 여기에서 학을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갔는데 그 자리에 정자를 짓고 <신선이 바람처럼 가볍게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는 뜻에서 표표연정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전설이란 덮어놓고 그저 믿으면 그만이지 미주알고주알 따져서 무엇하랴. 어느덧 날이 저물어 서녘 하늘에는 놀이 붉게 물들었고, 산기슭에서는 저녁연기가 아련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김삿갓은 신선이 학을 타고 하늘로 오르는 광경이 눈에 보이는 듯하여 다시 시 한 수를 읊는다.
기나긴 방축 끝에 솟아 있는 표연정아
학은 가고 빈 다락에 잡새만 우짖누나.
십리 벌판 다리 위아래 안개가 자욱하니
하루의 풍월이 물의 동서로 갈리네.
飄然亭子出長堤
鶴去樓空鳥獨啼
十里煙霞橋上下
一天風月水東西
신선이 가신 자취 구름 속에 아득하여
나그네의 회포가 세모에 그윽하다.
우화문 앞에서 물어볼 길 없으니
봉래선인 그 소식 꿈속에 희미하네.
神仙蹤迹雲過杳
遠客襟懷歲暮幽
羽化門前無問處
蓬萊消息夢中迷
安邊의 鎭山인 鶴城山의 東 西에 각각 자리하고 있는 駕鶴樓와 飄飄然亭은 비길 데 없는 그 경치도 가히 일품이거니와 가학루에 걸려 있던 鄭夢周, 鄭道傳의 風雲味 넘치는 詩句와 표표연정의 한가로운 신선전설이 대조를 이루면서 학성산을 떠나는 방랑시인의 가슴에는 더욱 많은 감회가 감돌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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