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방랑시인 김삿갓

수돌이. 2019. 9. 16. 08:38


            

   




방랑시인 김삿갓

김삿갓 그의 시들 중,
한자의 뜻과 음을 이용하여 창작한 시들은
지금도 잘 알려져 있다.
김삿갓이 지었다는 시 몇 편를 소개한다.

書堂乃早知 서당내조지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房中皆尊物 방중개존물 (방안에 모두 귀한 분들이네)
生徒諸未十 생도제미십 (생도는 열 명도 못되고)
先生乃不謁 선생내불알 (선생은 내다보지도 않는구나)


김삿갓이 방랑 중에 서당에서 신세를 지려 했으나,
무시당한 것에 화가나 지어낸 시다.
시에서 쓰인 한자의 의미로도 하나의 시가 완성되지만,
음으로 읽어보면 엄청난 수준(?)의 욕설 시가 된다.

天長去無執 천장거무집 (하늘은 멀어서 가도 잡을 수 없고)
花老蝶不來 화로접불래 (꽃은 시들어 나비가 오지 않네)
菊樹寒沙發 국수한사발 (국화는 찬 모래밭에 피어나고)
枝影半從池 지영반종지 (나뭇가지 그림자가 반이나 연못에 드리웠네)
江亭貧士過 강정빈사과 (강가 정자에 가난한 선비가 지나다가)
大醉伏松下 대취복송하 (크게 취해 소나무 아래 엎드렸네)
月利山影改 월이산영개 (달이 기울어 산 그림자 바뀌고)
通市求利來 통시구이래 (시장을 통해 이익을 얻어 오네)


천장에 거미(무)집 / 화로에 겻(접)불 내
국수 한 사발 / 지렁(간장) 반 종지
강정 빈 사과 / 대추 복숭아
월리(워리) 사냥개 / 통시(변소) 구린내

이 시도 음으로 읽으면 시골의 가난한
한 집안 풍경이 떠오르는 시로 바뀐다.

披坐老人不似人 피좌로인불사인
(저기 앉은 저 노인네 사람 같지 아니하고)
疑是天上降神仙 의시천상강신선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인가 하노라)
膝下七子皆爲盜 슬하칠자개위도
(슬하에 일곱 자식이 모두 도둑놈인 것이)
偸得天桃獻壽宴 투득천도헌수연
(하늘에서 복숭아를 훔쳐다가 잔치를 빛내누나)


김삿갓의 순간적인 재치와
사람들을 다루는 모습은 천재적이었다.
환갑 집을 지나던 김삿갓의 첫번째 시 구절에
모두들 화를 내고 욕을 하며 얼굴을 찌푸렸다가,
두번째 구절에 모두 탄복하며 밝은 얼굴로 변하고,
세번째 구절에 모두 다시 긴장하였다가
마지막 구절을 마치자 모두가 탄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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