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삿갓
산길을 걸어오노라니 바람은 차도 등에서는 땀이 흐른다. 땀을 식히려고 삿갓을 벗어 들고 그윽이 바라보았다.
40 성상을 풍우를 같이 해 온 삿갓은 낡을 대로 낡아 내버려도 주어갈이 없겠지만
그에게는 자신의 대명사가 되어 있는 삿갓이 무한히 정답게 느껴져서 즉석에서 詠笠이라는 시를 한 수 읊었다.
가벼울손 나의 삿갓 빈 배와 같구나
한번 쓰고 사십 평생 같이 살아왔도다.
목동이 들에서 소를 몰 때 가볍게 걸치고
늙은 어부 갈매기를 벗 삼아 쓰던 것인데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牧竪輕裝隨野犢
魚翁本色伴白鷗
술 취하면 벗어서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다락에서 달구경도 함께 하네
속물들은 의관을 장식물로 여겨 오나
나만은 비바람도 네 덕에 걱정 없네.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俗子衣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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