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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파(風波)

수돌이. 2011. 6. 14. 19:50

 

 
 
       
        ♤ 풍 파(風 波) ♤  
    .人世風波沒復浮 已看五十二春秋 
    인세풍파몰부부 이간오십이춘추 
    雁聲落日江村晩 閒詠新詩獨倚樓 
    안성낙일강촌만 한영신시독의루 
    세상의 풍파는 잠겼다간 다시 뜨니 
    쉰 두 번의 봄가을을 이미 보아 왔다네. 
    지는 해에 기러기 울음 강마을은 저물고 
    새 시를 읊조리며 홀로 다락 기댄다
    
    
                                    
    그때는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 견딜만 한 것이었다. 
    가라앉아 죽겠다 싶으면 다시 물 위로 떠오르고, 
    숨 좀 돌릴만 하다 싶으면 다시 밑에서 잡아당긴다. 
    날 저무는 강 마을 저편으로 기러기 떼 울며 지나가는 저녁, 
    홀로 누다락에 기대 앉아 새 시를 읊조린다. 
    엄습해오는 쓸쓸함이 좀체 가시질 않는다. 
    곰삭은 새우젓이 맛있다고,
    어쩌면 인생도 이렇듯 풍파속을 지나와야 만이 
    비로소 인생이 무엇인지 아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떠오르는 시 한편 함께 나누어 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