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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戀書(연서)

수돌이. 2010. 11. 12. 08:53

      가을 戀書(연서) 가을! 풍요로운 너의 리듬에 내 영혼은 오색 찬연한 고깔을 입고 파란 미소로 행복나무에 앉았다가 가을! 가슴 시린 너의 숨결에 내 영혼은 그리움 한 다발 처연하게 쏟으며 바들바들 탈색된 채 성스런 마지막 춤사위로 대지를 뒹구는 알몸이 되었구나 시월의 삭풍들 자작나무 숲 갈잎을 애무하고 빗방울 토닥토닥 열병을 식혀주던 날에 우중(雨中)을 나는 사랑의 파편들 뒤엉킨 마음의 덤불을 헤집으며 호젓이 길 떠나는 고독한 落葉(낙엽)이여... 기억의 저편에서 가녀린 목청들이 수줍은 안녕하며 송별하는 노래 사랑의 전주곡은 귓가를 적시는데 가슴속 深淵(심연)에 숨었던 붉은 울음은 가을 능선을 보듬어 안고 선홍의 ?血(각혈)이 되어 꺼이꺼이 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