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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지리산 당일종주기(화엄사~대원사)

수돌이. 2010. 11. 16. 15:26

지리산종주(화엄사-대원사)

 

2005. 07 .24(일)   맑음   거리:약46km   산행시간-19:53(휴식포함)     종주자:신공식 
 

광주(21:00)→화엄사(22:30-00:15)→연기암도로(00:53-55)→국수등(01:42)→중재(01:58)→집선대(02:22)→코재(03:10-15)→노고단산장(03:27-31)→노고단고개(03:38)→임걸령(04:35-38)→노루목(05:09)→삼도봉(05:24-34)→화개재(05:49)→토끼봉(06:23-27)→1463봉(06:53-57)→명선봉(07:16)→연하천산장(07:33-46)→형제봉(08:30)→벽소령산장(09:07)→선비샘(10:03-05)→칠선봉(10:59)→영신봉(11:55)→세석산장(12:04)→촛대봉(12:30-34)→장터목산장(13:52-14:10)→제석봉(14:38)→통천문(15:06)→천왕봉(15:30-40)→중봉(16:10)→써리봉(16:57)→치밭목산장(17:39-45)→무제치기폭포입구(18:10)→새재갈림길(18:26)→유평리(20:08) 
 

장마뒤에 찾아온 열대야 현상과 푹푹 찌는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집에 있기도 지겹고 그렇다고 갈만한 산을 찾아보나 쉽게 떠오르지 않고 산행기에 올라오는 지리산종주를 읽다보면 지리산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지리품에 안겨 한없이 걷고 싶은 마음뿐이고 이러한 욕구를 참아 내기가 너무나 힘들다. 
 

공명님과는 8월이 가기전 함께 종주하기로 했지만 공명님이 워낙 준족이어서 왠지 자신감이 없고 그동안 장거리 산행을 한지가 오래되어 종주도중에 페이스를 잃어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걱정도 되어 섣불리 공명님께 연락도 못하고 혼자가기가 미안스럽지만 종주를 하다가 최악의 상황 발생시엔 탈출하기로 하고 혼자서 부담없는 종주를 하기로 정한다. 
 

일요일 새벽부터 시작하는 종주를 앞두고 미리 잠을 자기위해 토요일 늦은 오후부터 잠을 청해 어렵게 눈을 붙인후 눈을 떠보니 30분 밖에 안잤다. 
 

아무리 애를써도 더 이상은 수면을 이룰수가 없어 걱정은 되지만 잠자는 것을 포기하고 먹을것과 마실것 그리고 여벌의 옷등 이것저것 빠진 것이 없는지 배낭을 꼼꼼히 점검하고 계획했던 시각보다 한시간 일찍 집을 나선다. 
 

김밥집에선 김밥이 상하지 않도록 식초를 타서 세줄을 말아 주라고 하니 왠 뜬금없는 식초나며  귀찮아 하는 내색이 보이나  항상 이곳에서 김밥을 구입해서인지 단골인줄 알고 군말없이 싸준다. 
 

차를 몰고 동광주 나들목으로 들어서 호남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구례 화엄사 바로밑에 위치한 너른 주차장에 주차한후 산행은 24일 00:00시에 시작하기로 정한다.

 

   (동광주 를 출발하면서)
 

산행시작 할려면 한시간 조금 넘게 시간적 여유가 있어 가면을 취해보나 쉽사리 눈이 붙여지지 않더니 어느 순간에 잠이 들었는지 깨어보니 00:10분으로 한시간 정도는 잠을 잔것같고 몸이 훨씬 가볍다. 
 

서둘러 장비를 갖추고 해드렌턴 불빛에 의지해 길을 밝히며 산행기점인 이정목이 세워진곳에 이르러 기념으로 이정목을 촬영하는데 이곳은 화엄사 사찰옆 다리건너에 찻집이 있는곳이다. 
 

이정목 바로옆에서 서너명의 일행들이 야심에 술마시며 담소하고 있다가 번쩍이는 후레시 불빛에 놀란 표정이라 먼저 말을 붙여 산행객임을 밝히고 즐거운 시간 되시라는 인사를 건네니 그제사 이해를 하면서 화제를 다시 자기들 편으로 돌린다. 
 

일년에 한번씩 하는 화엄사-대원사 당일종주를 올해로 세 번째지만 갈수록 힘이드는건 아는길이고 예측산행을 하니 그런점도 있으나 나이가 한 살씩 늘어가는것도 이유중에 하나일 것 같다.

 

이마에 불밝히고 어둠속을 헤치고 머나먼 대원사를 향해 첫발을 힘차게 내딛으며 오늘 산행의 종점인 대원사에는 18:00경에 도착하여 18:35분 버스를 탈것으로 희망에 찬 기대를 해본다.

 

(산행기점인 화엄사옆 이정목)
 

계곡옆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대숲사이로 넓고 좋은 돌단장된 길이며 홀로 걷기엔 다소 음침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날수있지만 이럴땐 그동안 답사했던 산줄기 하나를 골라서 영화필림처럼 돌리면서 걷다보면 잡념도 사라지고 힘이 덜드며 지루함도 덜하는 것 같아 오늘은 최근에 답사한 고흥기맥을 반추 해본다.

 

크게 들리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두 개 건너 잠시 오르면 연기암 입구 도로이고 이곳에서 물마시고 땀도 닦으면서 호흡을 조절한다.

 


(연기암입구 이정목)

 

이어지는길도 임도같은 넓은길로 진행하여 참샘터에선 물 한바가지 가득 떠서 목을 축이고 완만하게 오르다가 국수등을 넘어가는데 전방에 작은 불빛 두 개가 빛난다.

 

아마 야행성 동물인 고양이 아니면 작은 산짐승이겠지 짐작 하면서 조금 진행하자 이내 사라졌는지 보이질 않는다.

 

계속 이어지는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서는데 바람한점 없고 후텁지근하여 오늘따라 힘이 더든 것 같으며 어깨에서 전해오는 배낭의 무게도 평소보단 무겁게 느껴진다.

 

(중재 이정목)
 

힘들게 중재를 넘어 잠시 내려섰다 오르막과 함께 너덜길로 진행하면 집선대이고 고도를 높이며 꾸준한 오름을 하면 무냉기에 이르니 역시 냉기가 느껴지면서 시원해지는 것 같으며 그동안 숲으로 가려있어 하늘을 볼수 없었는데 처음으로 위가 뚫리며 휘영청 밝은달이 머리위로 가까이 떠있다.

 

(집선대)
 

보름이 며칠 지났지만 그래도 둥그런 달이 아름답게 보여서 주저앉아 쉬면서 디카를 꺼내 달을 찍기위해 속도도 조절하고 찍어보는데 초점을 맞추기가 여간 어려워서 대충 몇장 찍어본다.

 


(둥근달을 바라보며) 

 

이어지는길도 역시 가파른 돌계단길의 연속이며 눈썹바위를 지나자 드디어 주능선인 코재에 올라서는데 이곳은 성삼재에서 오는 도로와 만나는 곳으로 성삼재에서 이제 막 올라오는 산님들을 만나는데 화엄사를 출발한후 처음으로 만나는 산님들이다.

 


(코재 이정목)

 

일행중 한분이 화엄사에서 이곳까지 얼마걸렸느냐고 물어 2:50분정도 걸렸다하니 동료에게 얼마 안걸리네 하면서 과소평가 하는데 듣기에 조금은 서운하다. 
 

화엄사에서 고도를 1,000미터를 높혀 이곳까지 힘들게 올라서지 않은 분들은 시간만 보면 그럴수 있겠다 하면서 도로 바닥에 주저 앉아 지친몸도 추스르고 복숭아 한 개로 입안을 달래고 있는데 성삼재에서 뒤따라 오시는 홀로 산행하신 산님을 만난다. 
 

이분은 오늘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거쳐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당일종주 하실분인데 세석산장 근처까지 함께 산행을 하게되며 서울에 가족과 집이 있으나 직장 때문에 전남 진도에 내려가서 문화계에 봉직하신 분으로 오늘 산행 내내 좋은 말씀과 그동안 관심 밖이고 문외한 이었는데 예술 분야까지 알게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분과는 나이도 동갑이어서 친밀감이 더들고 아이들 이야기에서부터  서로의 직장 이야기등 허물없이 하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홀로 산행하는것보다 지루함은 훨씬 덜했으며 산행 예절도 바르셔서 시종일관 오가는 산님들에게 인사도 빠짐없이 건네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종주를 하신것 같았다. 
 

돌이 박힌 도로같은 넓은길을 따르다 돌계단을 밟고 올라서서 노고단 산장에 이르니 시간상 이르지만 성삼재에서 오신분들인지 많은 산님들이 북적이며 그틈에서 동행하신분에게 쉬어가자고 하면서 물마시며 잠시 쉬어간다.

 


(노고단 산장)

 

잠시 머무른후 동행인과는 다른 일행들보다 먼저 출발하여 노고단 고개를 넘어 평탄하게 이어지는길을 따라 트래킹을 하면 돼지령과 피아골갈림길을 지나 임걸령에 이른다.

 


(노고단 고개 이정목)

 

이곳 임걸령 샘물은 수량의 변화가 거의 없고 물맛이 좋아 종주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항상 들리는 곳인데 오늘도 지나치지 않고 샘터에 들러 초코렛으로 칼로리 보충하면서 물도 마시고 물통에도 생수를 보충하는데 변치않은 물맛 너무나 시원하고 맛있다.

 


(임걸령 샘)

 

다시 출발하여 고도를 높혀가며 오름짓하는데 빠르게 뒤따라오는 7명정도의 일행들을 위해 비켜준후  1432봉을 넘어 반야봉으로 오를 수 있는 노루목에 이르니 앞서간 일행들 숨고르기 하고있는사이 우리가 먼저간다.

 

길 상태가 나쁜 너덜같은 사면길을 지나면 반야봉에서 내려오는 길을 만나서 잠시 오른 삼도봉엔 전남,전북,경남의 경계선이 만나는 곳으로 동판에는 삼도민이 화합하자는 내용과 동으로 만든 삼각뿔 표석이 설치되있고 우리 보다 앞서간 몇분의 산님들이 쉬고있다.

 

(삼도봉에서 바라본 노고단- 삼각형처럼보이는곳)

 

(반야봉을 배경으로 오늘 동행하신 분이며  성삼재-천왕봉-백무동을 당일종주 하심)
 

그리고 삼도봉은 암봉이라 탁 터져 조망하난 좋아 뒤돌아보면 지나왔던 노고단을 위시한 산줄기가 조망되고 반야봉이 지척이며 남쪽으론 불무장등을 지나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보이고 가야할 천왕봉쪽은 토끼봉을 넘어 주능선이 희미하게 실루엣 되어 다가온다.  

 

(삼도봉에서 바라본 토끼봉)

 

해오름이 시작되려는 듯 동녘이 불그스레 하여 해오름을 기다릴까 하다가 동행인이 해뜰려면 아직 기다려야할 것 같다해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포기하고 10분간 머물다가 화개재를 향해 내려서서 암벽옆을 지나 550개가 넘는다는 목계단을 내려서는데 그사이에 숲사이로 둥근해가 떠올라 있어 디카로 촬영해보지만 결과는 영 아니올시다.

 

(숲사이로 해가 떠올랐으나 사진엔 없네..)

 

(화개재 내려가는 계단)
 

역종주시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은 지루하게 이어지는 목계단을 고도를 낮추며 내려서면 화개재로서 식생복구를 위해 복원중이고 이곳에서 뱀사골산장을 거쳐 반선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화개재)

 

화개재에선 토끼봉을 향해 다시 고도를 높혀 올라가야 하므로 쉬었다 가면 좋지만 사진만 촬영하고 쉬지않고 꾸준한 오름을 하는데 벌써부터 힘이 드는지 평소와 다르게 호흡이 거칠어 진다. 
 

동행하신분은 코재에서 여기까지 함께 산행하면서 느꼈지만 호흡도 고르고 전혀 힘든 모습을 볼수가 없는데 그분 말을 빌리면 평소에도 꾸준하게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있고  이번 당일종주를 대비해서 월출산을 왕복산행 하는등 몸만들기에 충실해서 그런지 종주를 즐기시는 것 같으면서 지금 상태론 나보다 더 무난하게 완주를 할것같다.

 

(토끼봉)

 

(토끼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이어 올라선 토끼봉 바위 위로 올라서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는데 반야봉을 바라보니 이곳에서 바라보는 반야봉의 모습이 어느곳보다도 제일 잘 보이는것 같다.

 

 


 

다리쉼후 출발하여 힘들게 올라선 1463봉과 꾸준한 오름 끝에 명선봉을 넘어 계단타고 내려서니 연하천산장에 이르는데 동행하신분은 이곳 산장주인과는 친분이 있어 찾아보지만 대리인만 있고 주인은 출타중이어서 서운해 하신다.

 


(연하천 산장)

 

이곳도 샘물이 풍부하고 쉬어가기 좋아 많은 산님들이 북적이는 곳인데 우리도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가기로 하고 목재 식탁에 앉아 준비해온 아침을 먹는데 예전 산행기록과 대조해보니 차분히 쉬어가기엔 시간이 부족할것같아 밥만 먹고 서둘러 일어서 생수를 보충한후 다시 출발한다. 
 

연하천 산장에서 철망옆으로 홈통길을 따라  진행하면 10여분후 음정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봉을 넘기위해 오르는데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지며 속도가 나질 않는다. 
 

동행인에겐 오늘 백무동에서 서울가는 막차인 6시차를 탈려면 천왕봉엔 늦어도 오후 2시30분까지는 도착해야 한다며 수시로 예전 기록과 대조하면서 늦지 않으려고 서둘렀는데 갑자기 힘이들고 졸음으로 하품을 하면서 다른 산님들에게도 추월당하면서 뒤로 처지기 시작한다. 
 

할 수 없어 동행인에겐 먼저 가시라고 하니 그럼 먼저가다가 쉬면서 기다린다 하여 앞서간뒤 천천히 걸으면서 제페이스를 찾아 가다보니 동행인이 기다려서 합류하고 이런 산행을 칠선봉지나 영신봉 근처까지 함께하게된다.

 

(형제봉 가는길에 우측을 바라봄)

 

(형제봉뒤로 가야할 주능선)
 

졸음과 싸운면서 힘들게 걷다보니 멋있고 커다란 바위가 서있는 형제봉 바위옆으로 내려서는데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나 시원해 쉬어가고도 싶지만 휴혹을 뿌리치고 출발하는데 바위위에서 쉬고있는 미래의 알피니스트들이 귀엽고 대견스러워 보여 말을 걸어보니 거림에서 올라서 세석에서 숙박했다하는데 어디까지 가는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미래의 알피니스트)

 

(뒤돌아본 형제봉의 모습)

 


 

이어 석문같은 바위사이를 넘어 벽소령산장에 이르니 이곳도 많은 산님들이 휴식중 그러나 우리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사진만 찍고 쉬임없이 출발한다.  

 

 

 

(벽소령산장)

 

(낙석위험지역)

 

(낙석의 흔적)

 


 

예전에 수렛길인 좋은길을 평탄하게 진행하면 낙석지대를 지나는데 항상 이곳을 지나갈 때 좌측에 올려다 보이는 바위가 떨어질것같아 조금은 걱정이 되곤 했었는데 작년가을엔 없었던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것이 그 뒤로 떨어져 내린 것 같은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자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이 숲이 없는곳을 지나갈 때 열기와 함께 너무나 부담스러워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지만 오늘은 상의를 반팔 차림이라 팔도 햇볕에 노출되어 벌써부터 뻐얼겋게 달아 오른 것 같다. 
 

잠시후 음정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서 힘들게 능선을 오르내린후 선비샘에 이르니 이곳 역시 수많은 산님들로 북적이면서 휴식중이나 우리는 생수만 보충하고 쉬임없이 다시 출발한다.

 

(선비샘)

 

비교적 순하게 오르내리던 길이 올려다 보이는 무명봉을 향해 급경사의 목계단으로 올라야 하는데 힘이 없어 걱정부터 앞서는데 그래도 올라가야 하므로 한걸음 한걸은 힘들게 10여미터 오르자 나타나는 계단참에서 앞서간 동행분과 함께 거친 호흡을 다스리며 쉬어간다. 
 

오르다 서다를 수없이 반복한후 봉에 이르러 거친숨을 토해내는데 몸이 또다시 엉망이다.

이러다간 대원사 까지는커녕 세석에서 탈출해야 할것같으며 이곳에서 늘어지게 한숨 자고 싶은 생각뿐이다.

 


(가야할 칠선봉을 바라봄)

 

동행하신 분이 나 때문에 종주에 차질이 생겨 서울가는 막차를 놓칠까 우려도 되어 힘을 내야하는데 맘먹기완 다르게 몸이 말을 듣지않고 시계를 보니 계획된 시각보다 느려지고 같이 보조를 맞추기엔 무리일 것 같아 동행 하신분에게 칠선봉 지나서  영신봉 오르기전에 먼저 가시라고 하면서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눈다.

 

(칠선봉 이정목)

 

(칠선봉과 영신봉 사이의 무명봉으로 오르는 계단)

 

 

 

(영신봉)

 

이제부턴 다시 홀로종주이고 몸상태가 안좋아 겨우 세석산장에 이르러 시간을보니 벽소령에서 두시간이면 올수있는데 세시간이 소요되 얼마나 힘들게 왔는지 알수 있을 것 같다.

 

(영신봉을 지나면서 바라본 세석산장과 촛대봉)


(촛대봉 오르면서 뒤돌아본 세석산장)

 

세석평전인 이곳에서 탈출할까 하다가 마땅히 내려가 보았자 화엄사까지 회귀한다는게 쉽지않고  마음먹고 실행한 종주를 힘들더라도 끝까지 해보잔 욕심도 있어 생각을 고쳐 먹고 일단은 세석산장을 지나 촛대봉 오름 초입의 그늘에서 주저앉아 몸을 추슬러본다.

 

(줌으로 당겨서)

 

몇분간의 쉬임후 촛대봉 오름길도 만만치 않은데 의외로 몸이 좋아졌는지 몇 번의 가다서다를 반복한후 촛대봉에 이르러 좌측의 바위에 올라 남은 김밥을 먹을려고 바위에 걸터 앉으니 온돌방같이 엉덩이가 뜨겁고 내리쬐는 햇볕도 너무나 따가워서 포기하고 배는 고프지만 입맛도 없는것같아  그냥 장터목을 향해 내려선다.

 

(촛대봉)

 

(촛대봉에서 바라본 백무동쪽 -안개로 조망없음)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능선길을 진행하는데 바위에서 중학생들로 보이는 6명정도가 쉬고있어 어디서 왔느냐 물어보니 성남 은행중학생들인데 선생님은 지쳐서 뒤에 오신다면서 힘들어 하는데 이렇게 높은산에 올라 호연지기도 기르고 힘든 고행 끝에 얻는 종주의 기쁨도 누리면서 많은 것을 배울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성남에서온 은행중학생들)
 

고사목인 주목들을 바라보면서 연하봉을 넘어 장터목산장에 이르니 야외식탁은 거의 산님들이 차지하고 빈자리가 없어 매점입구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혹시 동행했던 분이 보이는지 둘러봐도 보이질 않는 것이 이미 천왕봉쪽으로 가셨는가 보다.

 

(연하봉의 고사목)
 

뱃속이 허전해 남은 김밥을 몇 개 집어먹다 맛이없어 다시 걸망에 집어넣고 대신 초코렛을 꺼내 먹으니 그래도 단것이라 잘 들어간다.

 


(장터목 산장)

 

남아있는 물을 보니 800밀리리터 정도 남아있어 대원사까진 생수가 부족할 것 같아 물을 보충해야 하는데 샘터에 내려갔다 올라오는 것이 귀찮고 부담스러워 매점에서 500밀리리터 한병을 천원에 구입하여 단번에 2/3쯤 마시고 한참을 쉬면서 원기를 회복하려 애를 써본다. 
 

긴휴식 끝에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천왕봉을 향해 한발한발 계단을 밟고 올라서는데 다시 숨이 가빠오고 가다서다를 수시로 반복하는데 걷는 시간보다 서있는 시간이 많으며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 너무나 힘들게 제석봉을 오르는데 세석산장 전에 헤어졌던 동행했던 분이 벌써 천왕봉찍고 내려오신다.

 

(제석봉)

 

(제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쪽)

 

(제석봉의 고사목)

 

정상을 다녀오는 표정이 너무나 밝고 계획했던 시각보다 빠른 13:50경에 정상에 도착했다는 말씀과 백무동에서 충분히 막차를 탈수있을 것 같다며 원했던 당일종주를 무사히 할수있겠다는 확신 때문인지 기쁨으로 충만한 것 같으며 나라도 함께 했으면 천왕봉에서 기념사진 이라도찍어 드렸을 터인데 동행을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헤어지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을 통과하고 철계단을 너무나 힘겹게 올라서는데 내려오신분이 내모습이 안쓰러운지 여기만 올라서면 정상이라며 힘을 내라고 한다.

고마운 말씀.

 


(통천문)

 

드디어 천왕봉에 섰다!

제일먼저 정상 표석을 찍어 흔적을 남긴후 여유를 가지고 앉을 자리를 찾는데 이왕이면 바람 부는 쪽인 북쪽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오늘따라 바람도 불어주지 않을뿐더러 안개로 조망이 영 시원찮아 사진촬영도 포기하고 간식을 먹으며 쉬어본다.

 

(천왕봉 표지석)

 

(다람쥐도 망중한)

 

(천왕봉)
 

예전기록을 대조삼아 시간을 재보니 대원사에는 여덟시경에 도착할 것 같아 버스는 이미 끊길것이고 할수없이 택시로 화엄사에 이동해야 할것같으며 이곳에서 오래 머물수는 없어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켜 이시각에 아무도 내려가지 않는 중봉쪽을 향해 홀로 내려간다.

 


(천왕봉에서 중봉으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중봉)

 

안부까지 내려섰다 올라가는 중봉의 오르막길이 만만치 않아 몇 번의 쉬임 끝에 중봉에 올라서며 조금 지나자 직진하는 하봉쪽엔 밧줄로 막아놓고 출입을 금지하지만 많은 산님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며 이곳에 세워진 이정목에서 대원사 방향으로 꺽어 급경사를 내려간다. 

 


(중봉)

 

중봉에서 내려다 볼땐 치밭목산장까지 부드러운 능선길로 이어질것처럼 보이나 철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힘든길이 이어진다.
 

내림길에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과 올라오는 부자지간 같은 산행객을 처음으로 만나는데 이렇게 난코스를 땀흘리며 힘들게 올라오는 둘 사이가 왜 그렇게 부럽게 보이는지.....

갑자기 군에가있는 아들녀석이 보고싶다.

 

(이런 철계단길이 치밭목 산장까지 여러번 나타남)


 

(써리봉가면서 뒤돌아본 천왕봉)

 

잠시후 내려서는 안부의 그늘에선 웃통을 벗어 제친체 쉬고있는 젊은이 두명과 조우하여 다리쉼도 할겸 말을 붙여보니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종주를 하는데 오늘이 4일째란다. 
 

그러면 오늘은 어디까지 갈것인지 물어보니 치밭목산장에 도착해서 결정한다 하길래 8시경에 대원사에 도착할수 있다고 동행을 권해봐도 즉답을 피하므로 먼저 출발한다.

 

(써리봉 이정목)

 


 

써리봉이란 이정목이 세워진곳을 지나 고도를 낮추며 계속 내림짓을 하니 치밭목산장에 이르러 생수가 500밀리리터정도 남아있어 이곳에서 100미터 떨어진곳에가서 생수를 보충할까 하다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사천원주고 캔맥주 한캔으로 갈증을 풀고있는데 뒤따라온 젊은이들도 캔맥주를 시킨다.

 


(치밭목 산장)

 

치밭목산장 부터도 지루한 길이 유평마을까지 이어지므로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며 젊은이들에게 먼저간다 하며 서둘러 내려가는데 비가 오면 물길로 변하는 돌길이라 조심스럽게 밑을 보면서도 가급적 빠르게 내려간다.

 


(무제치기 폭포입구의 이정목)

 

잠시후 목계단을 밟고 내려서면 무제치기 폭포가 100미터 떨어진곳에 있다는 이정목이 세워져있고 오늘도 시간에 쫒겨 다녀오는걸 포기하고 지나치며 새재 갈림길에선 새재로 빠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대원사 방향으로 직진한다.

 

(새재갈림길의 이정목)
 

이후론 1000m에서 1100m고도를 유지하면서 지루하게 사면길이 이어진후 고도를 조금씩 떨어뜨리며 어두워지는 산길을 해드랜턴에 의지해 지루함이 극에 달할때쯤 유평마을에 이른다.

 

(드디어 ---유평마을 다와서)

 


(날머리인 유평마을 입구 안내도)

 

사위가 컴컴한 밤이므로 안내도가 설치된 도로옆의 계곡에 들어가 몸을 씻은후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으니 날아갈 것 같다. 
 

도로따라 대원사쪽으로 조금 걸어나와 작년종주시 들렀던 가게에서 택시를 불러주라 하고 갈증을 풀기위해 이온음료 두캔과 생수 한사발을 들이 부으니 갈증이 가시는 것 같다. 
 

오늘 종주산행을 돌이켜보니 이렇게 힘들게 완주한 것은 수면부족과 무더운 날씨라는 복병도 있었지만 문제는 그동안 운동량이 부족해 체중이 늘어나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이 원인였던 것 같다. 
 

내년에도 이런 종주가 다시 이어질지는 현재로선 알수 없지만 만약 다시 한다면 몸만들기를 충실히 한후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잠시후 80,000원에 대절한 택시로 화엄사로 회귀하여 차량을 회수한후 광주에 도착하니 12시가 가까워진다. 
 

끝까지 읽어줘 감사합니다.